바람이 분다. 하늘이 흔들린다. 그리고 난.?

♣[Family Media]/Family

2008. 10. 30. 00:00



가끔 신기한 밤이 있다.

공간이 약간 어긋난 듯하고,모든 것이 한꺼번에 보이는 그런 밤이다.

잠은 오지 않고, 밤새 재깍거리는 괘종시계의 울림과

천장으로 새어드는 달빛은 내 어린 시절과 마찬가지로 어둠을 지배한다.

밤은 영원하다.

희미한 냄새가 난다.

그것은 아마도 너무 희미해서 감미로운 이별의 냄새이리라...


티티새 / 요시모토 바나나



혼자 있을 때 상대를 생각하며 서글픈 마음이 된 적이 있어요?

물론. 이따금 있지.

특히 달이 창백하게 보이는 계절에는.

특히 새들이 남쪽으로 건너가는 계절에는 특히....

어째서 물론이죠?

누구나 사랑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결여된 일부를 찾고 있기 때문이지.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망정 언제나 애절한 마음이 되는 거야.

아주 먼 옛날에 잃어버린 그리운 방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은 기분이 되는 거지.

당연한 일이야.

그런 기분은 네가 발명한 게 아니야.

그러니까 특허 신청같은 것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꺼야.

멀리 있는 낡고 그리운 방?


무라카미 하루키 / 해변의 카프카



쓸쓸한 기분은 어느 틈엔가

눈치채기도 전에 사람의 마음속에 사무친다.

갑자기 잠에서 깬 새벽에

창문 한쪽으로 비치는 그 푸르스름과 같은 것이다.

그런 내게는, 한낮에 아무리 날씨가 맑아도,

별이 아무리 많이 나와 있어도,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스며드는 푸르름이 남아 있다.

나는 외로움에 새파랗게 물들었다.


요시모토 바나나 / 물거품



몸과 머리가 무거워 살아 있으면서 죽어 있는 기분이다.

데굴데굴 굴러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아, 음, 하고 신음해 본다.

고독은 줄지 않는다.

팔다리를 버둥거려 본다.

고독은 1그램도 줄어들지 않는다.

....

이렇게 여기저기 무턱대고 전화를 걸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밤에는

누구와 얘기를 하면 할수록 고독해진다.

지겹도록 잘 알고 있다.

혼자 있는 방에서,

무심코 텔레비전을 켜는 바람에 요란한 소리가 쏟아져 나오면

더욱 고독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에쿠니 가오리 / 차가운 밤에



그것이 내 생활이다.

내가 잠을 이루지 못하기 전의 생활이었다.

하루하루가 거의 똑같은 일의 연속이다.

나는 간단한 일기 비슷한 것을 쓰고 있는데,

이삼 일 깜빡 잊고 안 쓰다 보면 어느 날이 어느 날인지 구별할 수 없다.

때로는 이게 무슨 인생인가, 하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허망함을 느낀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그저 놀랄 뿐이다.

어제와 엊그제를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에.

내가 새긴 발자취가 그것을 확인할 틈도 없이,

눈 깜짝할 사이에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만다는 사실에.


무라카미 하루키 / 잠










































































 

 


 

 

아니다. 이제 그만하자.

 

"인생은 하필 왜 나에게만.?" 이라고 ?

 

아니다.

 

"인생은 나에게 무엇을 바라는걸까.? 무엇을 주기 위해서.?" 라고...

 

생각하자..

 

그냥.. 강해지자..

 

난...강해져야 한다.